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은 29일 “‘동맹 현대화’가 단순히 구호(slogan)에 그쳐서는 안 된다”면서 “한국은 단순히 한반도의 위협에 대응하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한미연합군사령부 주최로 열린 ‘한미 연합정책포럼’ 기조연설에서 “한반도는 동북아 전역의 세력 균형을 형성하는 더 넓은 지역 역학의 교차점에 자리 잡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어 “한국의 역량, 지리적 위치 그리고 준비태세는 동북아 평화를 유지하려는 어떤 노력에서도 중심축(anchor)이 된다”고 했다.
주한미군은 물론 한국군이 북한 대응을 넘어 대중 견제 등에서도 더 폭넓은 역할을 해야 하며, 이것이 미국이 생각하는 한미동맹의 현대화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에 대해서는 “평화적 통일을 공식적으로 거부했고, 헌법을 개정해 남한을 주적(主敵)으로 규정했으며, 남북 대화의 상징들을 해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약과 첨단 기술을 교환하는 방식의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심화는 북한의 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을 위험한 방식으로 가속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했다.
한편, 미국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이자 전 미 육군 대령인 데이비드 맥스웰은 이날 발제에서 “한국의 다음 전쟁은 한반도 내에 머물지 않을 것이고, 심지어 한반도 내에서 시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중국 및 러시아와 관련한 역내 위기가 한반도의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그러면서 맥스웰 부회장은 이날 ‘동북아전투사령부’ 신설을 제언했다. 그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두 개 이상의 전쟁에 대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울에 동북아전투사령부를 두고 일본 도쿄에 ‘융합 노드’를 둬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전력이 배치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북아전투사령부는 한국의 합참과 미국의 동북아전투사령관 역할을 합치는 개념이라며, 제3국의 영향력을 관리하고 핵협의그룹(NCG)을 활성화하는 기능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김성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육군 대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한미연합군사령부는 앞으로도 한미동맹의 심장으로서,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한미동맹을 더욱 강력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데 주역이 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