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의 공격형 원잠 ‘그린빌함’이 23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미군 원자력 추진 잠수함 그린빌함(SSN-772)이 23일 부산에 입항했다고 해군이 밝혔다. 미군 원잠 입항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북한은 미 원잠이 국내에 입항할 경우 비난 성명이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 등으로 대응해 왔다.

23일 해군에 따르면 미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공격형 원잠인 그린빌함이 이날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군수 적재 및 승조원 휴식을 위해 입항했다. 길이는 110m, 너비는 10m이며 승조원은 140여 명이다. 이 잠수함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및 수직발사시스템(VLS) 12개 등을 갖추고 있다.

미 원잠의 입항은 지난 2월 같은 로스앤젤레스급 원잠인 알렉산드리아함 입항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알렉산드리아함 입항 사실이 공개되자 북한은 “미국의 대조선 대결 광기의 집중적 표현”이라며 “위험천만한 적대적 군사행동에 임의의 수단을 사용할 준비 상태에 있다”고 했다.

북한은 2023년 12월 17일 버지니아급 원잠인 미주리함이 한국에 입항하자 당일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KN-23 한 발을 발사했다. 평양 인근에서 발사해 570㎞ 비행해 동해상에 탄착했는데 방향을 돌리면 부산항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였다. 북한은 이튿날에는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화성-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해 공해상으로 발사했다.

2023년 7월 18일 핵무기까지 탑재한 미군 전략핵잠수함(SSBN)인 켄터키함 입항 당시엔 북한은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입항 사실이 공개된 다음 날 동해상으로 SRBM 두 발을 발사했다. 이어 이틀 후엔 강순남 당시 국방상 명의 담화문을 통해 “전략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 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는 국가 핵무력 정책 법령에 밝혀진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며 켄터키함의 부산 기항이 한국에 대한 핵 공격의 조건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와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미국이 한국의 원잠 건조를 승인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