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경쟁 입찰로 22일 결정됐다. 최종 사업자는 2026년 말 선정된다. 7조8000억원을 들여 국산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KDDX 사업은 애초 2024년 상반기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업체끼리 기밀 유출 여부 등 자격을 다투며 2년 가까이 사업자 선정 방식을 확정하지 못했다. ‘신의 방패’라는 뜻의 이지스는 미사일과 항공기 수십 기를 동시에 추적·대응할 수 있는 최신형 함정이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KDDX ‘상세 설계와 선도함(1번함) 건조’를 맡을 사업자 선정 방식을 놓고, 수의 계약·경쟁 입찰·공동 설계 등 3가지 안을 상정, 만장일치로 경쟁 입찰 방식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KDDX 사업은 한화오션이 ‘개념 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다음 단계인 ‘기본 설계’를 진행했다. 이후 ‘상세 설계와 1번함 건조’는 통상 기본 설계 업체와 수의 계약을 하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한화오션이 과거 HD현대중공업의 기밀 유출 사건을 문제 삼으며 경쟁 입찰 내지 양사 공동 설계를 주장했고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방사청은 2년 가까이 사업 추진 방식을 정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에게 “군사 기밀을 빼돌려서 처벌받은 곳에 수의 계약을 주느니 마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던데, 그런 것 잘 체크하라”고 했다. 방산 업계에서는 KDDX 사업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했다. 이후 17일 만에 열린 방추위는 경쟁 입찰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방산 업계에서는 사업자 선정 지연으로 KDDX 1호함의 해군 인도가 애초 계획(2030년)보다 2~3년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