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16회 위국헌신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정창욱 해병 상사, 고(故) 김도현 공군 중령 아들 김건우씨, 김신용 육군 상사, 정윤기 해군 원사, 고(故) 김도현 육군 상병 아버지와 어머니. 뒷줄 왼쪽부터 제이슨 S 라웁 미 육군 대령, 박연수 해군 중령, 송현석 육군 원사, 문성호 공군 상사, 박준형 해군 중사. /고운호 기자

국방부와 조선일보가 공동으로 제정한 위국헌신상 제16회 시상식이 19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렸다. 천안함 피격 사건 당시 작전관으로 근무했고, 부활한 천안함의 함장을 맡았던 박연수 해군 중령 등 5명이 본상을 받았다. 특별상은 2024년 훈련 중 순직한 고(故) 김도현 육군 상병 등 4명에게 돌아갔다. 한미동맹상 수상자로는 주한미군 2사단 2전투항공여단장 제이슨 S 라웁 미 육군 대령이 선정됐다.

위국헌신상은 2010년 안중근(安重根·1879~1910) 의사 순국 100주기를 맞아 나라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 있는 군인과 국방 분야 종사자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안중근 의사가 뤼순(旅順) 감옥에서 순국하기 직전 남긴 ‘위국헌신(爲國獻身) 군인본분(軍人本分)’이란 유묵(遺墨)에서 이름을 땄다.

수상자들은 이날 “군 본연의 임무에 따라 주어진 자리에서 일했을 뿐인데 큰 상을 받게 됐다”며 “제복을 입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앞으로도 계속 해나가겠다”고 했다. 올해 위국헌신상 본상은 박 중령을 포함해 육군 22사단 김신용 상사, 해군 특수전전단 정윤기 원사, 공군 5공중기동비행단 문성호 상사, 국군의무사령부 송현석 원사가 받았다. 한미 우호 증진에 기여한 주한미군에게 주는 한미동맹상은 지난 3월 경남 산청 산불 진화에 함께 나섰던 미 육군 2전투항공여단의 라웁 여단장에게 돌아갔다.

복무 중 순직하거나 다친 이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상은 위국헌신상 제정 이래 가장 많은 4명에게 돌아갔다. 2006년 블랙이글스 에어쇼 중 순직한 고(故) 김도현 공군 중령은 순직한 지 약 20년 만에 특별상을 받았다. 장성한 큰아들 건우씨가 대리 수상했다. 고인의 아내 배태안씨는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는데도 남편을 잊지 않고 기억해 줘서 감사하다”며 “두 아이는 아버지를 일찍 잃었지만 군이 아버지 역할을 대신해 줘서 잘 키울 수 있었다”고 했다. 현재 공군 상병으로 의무 복무 중인 둘째아들 태현씨는 “아버지가 몸담으셨던 공군에 가는 것이 아버지를 잇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안규백 국방장관

지난해 대침투훈련 중 숨진 고(故) 김도현 육군 상병은 양친이 김 상병의 영정 사진을 들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안규백 국방장관은 이날 “저와 우리 군은 두 영웅의 숭고한 삶과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며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안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아무리 최첨단 무기를 갖추더라도, 진정으로 강한 국방은 오늘 우리가 기리고 있는 ‘위국헌신’의 정신으로 완성될 수 있다”며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기꺼이 앞장서는 마음, 바로 그 정신이 군인의 본분이며 대한민국을 지켜온 힘”이라고 했다.

방준오 조선일보 사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군의 헌신과 노고 덕분에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가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수상자는 군에 대한 국민의 믿음에 답해주신 영웅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