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폭격기가 포함된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 9대가 9일 오전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중·러 군용기의 KADIZ 동반 진입은 작년 11월 이후 약 1년 만으로 ‘연합 공중 정찰 훈련’ 등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기자단 문자 공지를 통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러시아 군용기 7대와 중국 군용기 2대가 동해 및 남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 후 이탈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용기 2대 및 러시아와 중국의 전투기 등이 편대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우리 영공 침범은 없었다”며 “KADIZ 진입 이전 식별해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에 대비했다”고 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우리 ‘영공’은 아니지만 영공 침범을 방지하고자 항공기 항적을 조기 식별하기 위한 구역이다. 다른 국가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할 때는 사전에 비행 계획을 통보하고 위치 등을 알리는 것이 국제 관례다.
하지만 중·러 양국은 최근 수년간 연합 공중 훈련 등을 이유로 우리 측에 사전 통보 없이 KADIZ에 진입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도 중국 군용기 5대와 러시아 군용기 6대가 ‘연합 공중 전략 순찰’을 한다며 KADIZ에 진입해 우리 공군기가 출동,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3월 한·미 연합 연습 ‘프리덤실드’ 기간에는 러시아가 전투기·폭격기 등 군용기를 총 8회 KADIZ에 투입했는데, 울릉도 북쪽 우리 영공 외곽 약 20㎞까지 근접하기도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지난 4월 공군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총 430여 회에 걸쳐 사전 통보 없이 KADIZ에 진입했다. 중국은 2020년과 2022년까지는 한 해 60~70여 회 KADIZ를 넘어왔는데, 2023년 130여 회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90여 회에 달했다.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는 러시아는 5년 동안 약 60여 회 KADIZ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