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방부가 남북 군사회담을 열어 군사분계선(MDL) 설정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지 이틀 뒤인 지난 19일, 북한군이 MDL 남측으로 내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공개 남북 회담 제의에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또다시 MDL을 침범한 것이다.
20일 군 당국에 따르면 비무장지대 일대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북한군이 지난 19일 MDL을 월선해 우리 쪽 영역으로 넘어왔다. 우리 군이 절차에 따라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 등 조치를 하자, 북한군은 MDL 이북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합참은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 행위가 발생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응했다”고 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7일 공개 담화문을 통해 “최근 북한군이 MDL을 넘어 우리 지역을 침범하는 상황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남북의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 군사 당국 간 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 남북 간 경계선인 MDL 표지판이 1973년 이후 52년간 보수 작업 없이 방치되면서 1292개 중 200여 개만 남았으니 회담을 열어 MDL에 대한 남북의 인식 차이를 해소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20일 저녁까지 북한은 이에 대해 아무 응답도 하지 않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 측이 회담을 다시 제안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인 지난해 4월부터 북한군은 DMZ 내 철책선과 대전차 방벽을 설치하고 지뢰도 매설하고 있다. 북한이 ‘남쪽 국경선’이라고 부르는 MDL 일대에서 이런 작업이 시작되면서, 북한군의 MDL 침범도 늘어나 올해는 10회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이달 들어 수차례 MDL을 넘나들고 있다.
여당은 북한의 응답을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이번 군사회담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공식 대북 제안으로, 남북 간 대화를 다시 시작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난 3년간 얼어붙은 남북 관계도 대화를 통해 차근차근 회복해야 한다. 만나야 문제가 풀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