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이뤄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해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여당에서 나왔다. 중국은 2016년 주한 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반발하며 중국 내 한국 드라마 방영, 한국 가수의 상업 공연 등을 사실상 불허해 왔다. 다만 지난 1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은 한한령 해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영배(서울 성북갑) 의원은 1일 시 주석 국빈 만찬에 참석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 시 주석과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장이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북경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는 제안에 호응해서 시 주석이 왕이 외교부장을 불러 지시하는 장면이 연출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한령 해제를 넘어 본격적인 K문화 (중국) 진출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 아닐까 기대한다”고 했다.
한중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10월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 참여,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3불(不) 입장을 표명하고, 양국 정부 명의로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후 한국 단체여행 상품 판매 등은 재개됐지만 여전히 중국 내 한국 가수 대형 콘서트, 한국 영화와 드라마 방송 등은 제한돼 있다. 올해도 중국에서 한국 가수 콘서트가 추진됐다가 막판에 취소됐다.
대통령실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한한령 해제 문제가 논의됐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일 “한한령이 다뤄졌고, 좋은 논의가 있었다”며 “(중국) 국내법적인 규정도 있고 해서 완벽하게 이야기가 되지는 않았으나 진전이 있었다”고 했다. 한한령을 해제한다는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상회담 만찬에서의 시진핑 주석과 박진영 위원장의 대화는 공식 외교 행사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며 건넨 원론적인 수준의 덕담이었다”며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성급하다”고 했다. 만남을 한한령 해제와 연결한 여당 의원 발언을 해명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여권에서는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 여권 관계자는 “양국 문화 부처 간 회의나 중국에서의 대규모 콘서트가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