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3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國賓) 방문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24일 밝혔다. 11월 1일 오후에는 경주에서 한중 정상회담도 갖는다. 시 주석의 방한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 6월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이 시 주석과 처음 대면하는 의미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중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여러 현안이 있다”며 “(한중은) 동반자 관계이기 때문에 경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수요도 있고, 우리 주변 정세, 한반도 문제와 북한 등 여러 이슈가 있다”고 했다. 경제, 교민 보호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 측에 이 대통령의 대북(對北) 구상을 설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앞서 교류(Exchange)·관계 정상화(Normalization)·비핵화(Denuclearization)를 골자로 하는 ‘한반도 END 구상’을 제시했지만 북한은 호응하지 않고 있다. ‘자주파’라고 불리는 정부 내 대북 유화론자들은 남북 관계 개선에서 중국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 측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 등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제재 문제가 논의될지도 관심이다. 중국은 지난 14일 중국 내 조직·개인이 미국의 한화 필리조선소와 한화쉬핑 등 다섯 업체와 거래·협력 등 활동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화오션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핵심 기업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서해의 양국 잠정조치수역에 들어선 중국의 대형 철제 구조물 문제 등도 한중 간 현안이다.

다만 미·중 갈등이 첨예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등을 계기로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 관리에 나선 상황이어서, 이번 회담은 정상 간 첫 만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과 한국은 이웃 국가이자 협력 파트너”라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수교의 초심을 지키고 선린우호와 윈윈(win-win)을 견지하면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끊임없는 전진·발전을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 회의 본회의에 참석해 연설할 전망이다. 중국은 2026년 APEC 정상 회의 개최국이어서 이 대통령의 방중 초청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