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이 23일 한국의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필요성을 미국이 받아들였다며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을 곧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5년 개정된 현행 한미원자력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동의가 있어야 20% 미만 저농도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고, 한국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금지돼 있다.

조 장관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한미 안보 협의와 관련해 “미국과 큰 틀 합의가 대강 됐다”며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은 “당연히 포함됐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우리가 현재 상업용 원자로를 26기 운영하고 있다”며 “안보 차원이 아니고 산업적 차원에서 이 연료를 우리가 만들기 위해 우라늄 농축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사용후핵연료 보관 수조가 머지않아 포화 상태에 이를 테니까 재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아주 강력하게 (미국에) 요청했고 그게 받아들여져서 협상을 곧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9일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 전에 통상 협상이 타결돼 안보 합의문까지 함께 발표할 경우,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본격적으로 목표와 협상 개시 시점을 정하고 준비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필요한 후속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에 미국이 완전히 동의한 상태는 아니며 협상 개시를 위한 쟁점이 다소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조 장관도 “다만 이런 (협정 개정) 협상으로 가는 데 어떤 것이 걸림돌이냐면, 독자적 핵무장 또는 농축과 재처리 능력을 갖추어서 잠재적 핵보유국이 돼야겠다는 얘기”라고 했다. ‘독자 핵무장론’에 대한 우려가 미국에 남아 있다는 뜻이다.

한편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나올 ‘경주 선언문’과 관련해 조 장관은 “어떻게 태평양 지역의 평화, 번영을 지켜나갈 것인가”가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무역’을 언급할지에 대해서는 “그게 지금 쟁점”이라고 했다. 또 조 장관은 우리 주도로 인공지능(AI)과 인구 문제 대응을 담은 별도 선언 2건이 발표될 것이라고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