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며 경기도 철원 일대 비무장지대(DMZ) 내부 백마고지에서 2022년 11월 이후 중단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을 재개한다고 15일 밝혔다. 유해 발굴을 하려면 지뢰 제거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이를 재개해 대북 유화적 신호를 보내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했던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의 포석도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은 2018년 9·19 군사합의를 체결하면서, 강원도 철원 지역 DMZ 내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에서 공동으로 6·25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는 사업을 시범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북한은 DMZ 북측 지역에서 유해 발굴에 나서지 않았고 우리 군만 2019년부터 남측에서 유해 발굴과 이를 위한 지뢰 제거에 나섰다. 군은 2019~2022년 발굴 작업을 통해 이 일대에서 유해 491구를 수습했고, 지뢰 655개를 발견·제거했다. 이후 안보 상황 악화 등의 이유로 2022년 11월 발굴은 중단됐다.
국방부는 다음 달 말까지 160여 명의 인원을 백마고지에 투입해 과거 발굴 당시 방치됐던 유해 50구를 수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유해 발굴이 완료된 화살머리고지와 달리, 백마고지에서는 추가적인 유해 발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유해 발굴 과정에서 우리 측이 출입로를 마련하고 DMZ 내 지뢰를 제거하며 군의 대북 대비 태세를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육군 중장 출신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도둑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꼴”이라며 “군사적 긴장 완화도 아니고, 남북 협력도 아니며 그저 스스로 안보를 허무는 굴종적이고 자해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이 같은 지적에 “모든 대비 계획이 갖춰져 있다”며 “백마고지 북측 지역에는 도로가 없고, 우리 측 지역도 군 경계 초소를 통해 들어가는 기존 도로만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합참 관계자는 “유해 발굴로 백마고지 우리 측 지역에 전술 도로가 깔렸지만 그만큼 감시 경계를 강화하며 만반의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