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하늘의 암살자’라고 불리는 MQ-9 ‘리퍼’ 다목적 무인기를 군산 공군기지에 상시 배치하고, 이를 중심으로 한 ‘원정정찰대대’를 창설했다고 29일 밝혔다.

미국 MQ-9 '리퍼' 무인기. /로이터 연합뉴스

주한 미 7공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MQ-9으로 구성된 제431원정정찰대대가 군산 공군기지에 창설됐고, 더글러스 J. 슬레이터 중령(대대장)이 부대의 지휘를 맡았다고 밝혔다.

과거 MQ-9이 훈련 목적으로 일시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한반도 주둔 부대에 상시 배치돼 운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7공군은 “제431원정정찰대대의 창설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미국의 굳은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며 “MQ-9은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정보, 감시, 정찰 분야의 한미 공동 중요 임무 작전을 지원하며, 위협과 새로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연합 능력을 강화하고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산 기지에 배치된 MQ-9은 대북 감시는 물론 서해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 감시 임무에도 투입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Q-9 리퍼는 통상 북한 수뇌부 제거, 도발 원점 제거 등 ‘핀셋 타격’을 위한 대북 억지 자산으로 평가돼왔다. 사신(Reaper·死神), 하늘의 암살자 등의 별명이 붙을 만큼 ‘무인 공격기’로서의 인상이 강해서였다. MQ-9 리퍼는 공대지 헬파이어 미사일이나 레이저 및 GPS 유도 폭탄을 장착하고 정밀 타격이나 화력 지원에 나설 수 있다. 2020년 1월 미군이 이란 혁명수비대의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암살할 때도 동원됐다.

하지만 MQ-9 리퍼는 정보 수집 자산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번 배치에는 서해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응하는 성격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Q-9 리퍼는 최대 5만피트 상공에서 14시간 체공하며 고성능 합성개구레이더(SAR)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활용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감시 정찰이 가능하다. 악천후 속에서도 주야간 감시 정찰을 할 수 있다.

중국은 최근 들어 서해에서 불법 구조물 설치, 해상 부표 증설, 항공모함 훈련 등에 나서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중국 군함이 군산 공군기지 약 142㎞ 해역까지 진입하기도 했다. MQ-9 작전 반경은 통상 110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군산을 기준으로 보면 MQ-9의 작전 반경 안에는 중국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칭다오 등이 모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