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승 합참의장 후보자가 ‘자주국방’에 대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여 우리 군의 능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주도적 국방태세를 확립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진영승 합참의장 후보자가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진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의 서면 질의에 이같이 답한 것이 23일 확인됐다. 진 후보자는 “북핵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대응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해나가는 가운데 우리 군의 대응능력을 지속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진 후보자의 답변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발언한 ‘자주국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이 군 안팎의 평가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강력한 자주국방의 길을 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중요한 건 이런 군사력, 국방력, 국력을 가지고도 외국 군대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라면서 “‘똥별’이라는 과한 표현까지 쓰면서 국방비를 이렇게 많이 쓰는 나라에서 외국 군대 없으면 국방을 못 한다는 식의 인식을 질타한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른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외국 군대’는 주한 미군으로 해석됐다.

강대식 의원은 “이 대통령은 과거부터 ‘자주국방’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왔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자주국방’의 개념에 대해선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이 말하는 ‘자주국방’은 한미동맹 및 우방국의 안보협력과 배타적 관계인지 상호 보완적 관계인지 밝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진 후보자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한 핵 잠재력 보유’와 관련해서는 “전략적 억제력 향상을 위해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의 서면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또 “최근 러·북 군사협력 강화는 북한에 핵잠수함 기술 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했다.

진 후보자는 조국혁신당 백선희 의원의 ‘비상계엄 당시 상급자 지시를 따른 간부들을 문책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에는 “조사는 필요하나, 군 내부의 사기와 군심결집을 위해 빠른 마무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진 후보자는 ‘대한민국의 주적이 어디냐’는 질문엔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결심에 따라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국 본토 도달 능력은 가능한 것으로 보이나 탄두 대기권 재진입 능력은 검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공군사관학교 39기인 진 후보자는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전략사령관 등을 지냈다. 이재명 정부 첫 대장급 인사에서 합참의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진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24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