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에서 열린 유엔사 창설 75주년 기념행사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미 육군 대장)은 17일 과거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을 언급하며 “동북아 지역, 더 넓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는 어느 한 국가가 혼자 짊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한미동맹재단·주한미군전우회 주최로 열린 ‘한미동맹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22년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 당시 “중국은 몇 시간 만에 전 세계의 이목을 끈 무력시위로 항공기, 함정, 미사일 체계를 동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촉즉발 상황이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고, 억제력과 대비 태세는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준비돼야 한다는 것을 역내에 상기한 사례”라며 “안보가 단순히 능력뿐 아니라, 위기상황에서 신속히 함께할 의지를 가진 국가 간의 동맹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중국은 2022년 8월 당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 삼아 대대적인 대만 봉쇄 훈련을 했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동맹 간 안보협력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북·중·러 3국 협력을 거론하면서 “권위주의 세력들은 그들만의 연합을 만들고 있다”며 “이들의 목표는 우리의 연합에 균열을 만드는 것인데, 그들이 결탁을 강화하는 속도보다 우리가 더 빠르게 결속해야 한다. 한·미·일 3자 협력, 다자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 “빠르게 진화하는 위협에 대응해 동맹도 현대화한다”며 “단순히 장비의 현대화가 아니라 조직과 정책, 관계 등 현대화를 통해 동맹이 뒤처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면서 “북한에 러시아의 사이버 및 우주 분야 기술, 잠재적으로는 첨단 미사일 시스템의 기술 이전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북·중·러 공조가 가속화하면서 “북한은 협상에 대한 압박을 덜 느낀다. 북한은 후원국들 지지에 힘입어 대화에 복귀할 의지가 낮고 비핵화에 대한 관심도 적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