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훈련 도중 일어난 폭발 사고로 10일 경기 파주와 제주 서귀포에서 각각 10명, 7명이 부상당했다. 안규백 국방장관이 지난 5일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사고 예방을 지시했지만 하루에만 2건의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4분쯤 경기 파주시 적성면 K9 포병부대에서 훈련 중 여러 발의 모의탄이 폭발하며 훈련에 참가한 12명 중 10명(부사관 5명, 병사 5명)이 부상당했다. 이들은 국군 수도병원에서 화상 치료 등을 받고 있는데,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소총으로 치면 ‘공포탄’ 같은 모의탄을 K9 포신에 장착했는데, 정상 작동하지 않자 지상에 내려서 점검하는 과정에서 여러 발이 폭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해당 모의탄은 폭음제가 담긴 하얀색 막대 형태로, 원판에 최대 24개를 장착해 자주포 포신 끝에 다는 방식이다. 이후 전기 신호를 보내 터뜨리면 폭발하며 폭음이 난다. 실제 포를 쏘지 않고 자주포 사격 절차를 숙달하는 훈련(비사격 훈련)을 할 때 사용된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사용자 운용 미흡으로 인한 이상 폭발 가능성이 제기돼 군 내부에서 한때 사용 중지 지시가 내려졌던 탄”이라고 했다. 상부 마개를 통해 물이 스며들거나, 고온에 오래 노출될 경우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우려가 있다고 한다.
같은 날 제주 서귀포시 공군 방공 관제 부대에서는 예비군 훈련 중 대량 살상용 지뢰인 ‘클레이모어’ 연습용 뇌관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공군 부사관 1명과 공군 예비군 6명이 찰과상 등을 입었다. 군사경찰 주특기 예비군의 기지 방어 훈련 도중 발생한 사고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다.
군에서는 올해 3월 공군 KF-16 전투기의 민가 폭격, 육군 정찰 무인기(드론) ‘헤론’의 착륙 중 헬기 충돌, 지난 2일 육군 대위의 총기·실탄 무단 반출 이후 사망 사고 등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사건 사고가 이어지자 안 장관은 지난 5일 대면 및 화상으로 군 기강 확립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고 육·해·공군 참모총장에게 군 기강 확립 방안을 보고받았다.
하지만 지난 8일 육군 1군단 예하 부대의 부사관이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고, 10일에는 육군과 공군 예비군 훈련 간 폭발 사고가 터져 나왔다. 장관 지시에도 군 내 사건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며 군 기강 해이가 심각한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육군 1군단에서는 8일 간부 사망 사고, 10일 훈련 중 폭발 사고가 있었는데, 주성운 전 1군단장이 이달 초 지상작전사령관으로 영전하고 후속 인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재 박진원 소장이 군단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