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폭발 사고로 10명이 다친 파주 육군 포병부대 ‘폭발효과묘사탄’이 과거 이상 폭발 가능성이 제기돼 한때 사용이 중지됐던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폭발효과묘사탄은 과학화 훈련 시 대전차 화기나 포병 훈련용 마일즈(MILES) 장비에 결합해 폭발 효과를 묘사하는 탄약이다.

1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육군 모 부대에서 훈련 중 폭발 사고가 일어나 폭발물 처리반이 위병소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탄은 전기적 신호가 가해졌을 때 정상 폭발하지만, 간혹 상부 마개를 통해 물이 스며들거나, 고온에 오래 노출될 경우 폭발할 수 있어 취급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실제 사용자 운용 미흡으로 인한 이상 폭발 가능성이 제기돼 군 내부에서 한때 사용 중지 지시가 내려졌던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육군은 “사용 중지 지시가 과거 있었는지 언제부터 다시 사용하게 됐는지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해당 모의탄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폭발 사고가 났던 모의탄은 개당 10g(폭음제 3g 포함)으로 K9포신 끝에 장착하는 묘사기에 총 24발이 들어간다. 정상 작동할 경우 전기 신호를 보내면 1발씩 폭음을 낸다.

이날 사고는 오후 3시 24분쯤 경기 파주시 적성면 K-9 자주포 운용 포병부대에서 벌어졌다. K9 자주포 ‘비사격훈련’으로 사격이 이뤄지는 것을 모사하기 위해 모의탄이 활용됐다고 한다. 훈련 참가 인원은 12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10명(부사관 5명, 병사 5명)이 사고로 부상당했다. 상사와 중사 2명은 팔과 허벅지 등에 화상을 입어 중상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사고 원인 등에 대해서는 “현재 군사경찰에서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군은 이번 폭발이 어떤 원인으로 발생했는지 면밀히 조사하고,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한다”고 했다.

육군에서 열흘 사이 초급간부 2명이 사망하는 등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자 안규백 국방장관은 지난 5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열고 사고 예방 및 부대 관리를 당부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육군 모 부대에서 초급간부 1명이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고, 이날은 훈련 중 폭발 사고로 10명이 다쳤다.

군 소식통은 “육군 본부는 김규하 육군 참모총장이 8일 GOP 현장지도를 간 자리에서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을 ‘공보’라면서 언론에 공개했는데, 초급간부가 3명이나 세상을 떠난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규하(뒷줄 오른쪽 셋째)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8일 경기 연천군 5사단을 방문해 장병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활짝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육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