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방미 중 한국도 이제는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태도를 취할 수 없다고 말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가 27일 한중 관계가 “제3국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냈다. 미국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중 관계 발전이 “양국의 공동 이익에서 비롯된 것으로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한국, 안미경중을 조정하려면 핵심 문제부터 해결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안미경중을 과거의 유물로 표현하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을 미국의 글로벌 전략 아래 종속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둑 기사가 될 것인가, 아니면 바둑알이 될 것인가”라며 한국의 ‘자주적 결정’을 요구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각)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과거 한국은 ‘안미경중’의 태도를 취한 게 사실이지만 이제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환구시보는 “한국이 중국과 거리를 두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한다면, 한국 경제와 민생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가장 근본적 이익이 훼손될 것”이라고 했다. 또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 배치 결정이 중국과의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안미’ 접근은 한국에 진정한 안보를 가져다주지 못했다”고 했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다이빙 주한 중국 대사를 접견했다. 양측은 한중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앞으로도 긴밀하게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정 장관은 한반도에서의 대화 재개와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중국 정부의 건설적 역할을 강조했고, 다이빙 대사는 한중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정 장관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