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5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200조원 규모의 대미(對美) 직접 투자 계획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주요 대기업의 대미 투자 계획을 취합한 결과, 미국 내 공장 설립 등 직접 투자는 1500억달러(약 209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미 관세 협상 때 합의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간접 투자)와는 별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직후 “한국이 거액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규모가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25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측이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발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기자 간담회에서 “구체적 이행 계획을 이번 정상 회담에는 담지 않거나, 하더라도 간단한 이행 계획 정도로 하고 상세한 건 다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협정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개정됐고, 2035년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한미 원자력 협정과 관련, “이번 기회에 어떤 것을 우리가 미국 측에 요구해서 한국 원전 산업을 더 활발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한국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가 금지돼 있다. 양국은 핵무기 원료로 전용이 어려운 재활용 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제한 조항이 없는 미·일 원자력 협정처럼 한국도 협정을 재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미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우라늄 농축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정부는 그간 농축·재처리 기술은 핵무기 원료 생산에 쓰일 수 있다며 협정 개정에 부정적이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4배로 늘리는 ‘원전 르네상스’를 천명하면서 원전 시공 기술을 가진 한국과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 원전 협력을 고리로, 한국의 원전 장비·기술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고,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에 필요한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미국을 설득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과 환경 측면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자체 핵무장이라든지 잠재적 핵능력을 길러야 한다든지 이런 말은 정말 협상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산업 또는 환경적 차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