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르 롤랑 UC버클리 교수는 19일 본지 인터뷰와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공동 주최 포럼에서 ‘먼로주의’를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후 세계가 미국, 중국, 러시아 3국의 영향권으로 재편되고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먼로주의는 1823년 제임스 먼로 미 대통령이 선언한 외교정책으로 미국은 유럽 열강의 아메리카 대륙 개입을 배격하고 유럽 문제에 불간섭하되, 서반구 독립국을 보호하겠다는 정책이다.
롤랜드 교수는 “먼로주의는 유럽과 거리를 두는 고립주의적 해석과 아메리카 대륙은 미국의 세력권에 있다고 주장하는 제국주의적 해석 모두 가능한데, 트럼프는 후자를 따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그린란드, 캐나다를 미국의 영토로 삼겠다고 말한 것이 먼로주의의 제국주의적 해석에 해당하는 사례라고 했다.
롤랜드 교수는 트럼프의 이 같은 입장이 필연적으로 중국과 갈등을 낳는다고 했다. 그는 “먼로주의의 제국주의적 해석에 따르면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을 통제할 권리를 갖고, 중국은 아메리카 대륙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가 나온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남미 각국과 활발하게 무역하고 있어서 미중 간 갈등이 생긴다. 그는 브라질은 중국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에 미국이 압박을 가하면, 오히려 브라질을 중국 쪽으로 더 밀어낼 수 있다고 했다.
롤랜드 교수는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을 ‘통제’한다면 러시아와 중국도 각자의 세력권을 가질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시대에 러시아는 유럽 동부를, 중국은 동아시아를 지배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세계를 미국·러시아·중국의 3대 세력권으로 나누는 결과를 낳는데, 국제 관계를 매우 위험하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작은 나라들은 새로운 ‘제국’의 희생양이 되고, 무역은 정치적 무기로 변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