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A1 자주포가 표적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의 방산 수출 주력 상품 중 하나인 K9 자주포가 베트남에 수출되면서, 북한으로의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현지 매체 보도 등에 따르면 베트남은 코트라와 계약을 맺고 K9 자주포 20여 문(약 3500억원 규모)을 도입하기로 했는데, 공산당 일당제 국가로의 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 북한이 공군을 파병하면서 1970년대 중반까지 베트남과 북한은 ‘혈맹’으로 여겨졌다. 베트남이 1986년 개방 정책을 시작하고 1992년 한국과 수교하면서 북한과는 점점 소원해졌다. 다만 여전히 양국 국방부 간의 교류 등 외교 관계가 있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당시 K9 자주포가 공개된 사양보다 뛰어난 정밀도를 보인 만큼, 북한이 관련 정보를 얻으려 베트남에 접근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도 동급의 주체 107년식(M-2018) 자주포를 갖고 있지만, K9이 자동화와 정밀도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인다.

하지만 방산 업계와 전문가들은 “(베트남 수출로 인한) K9 기술 유출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했다. 계약서에 제3국 양도 금지 조항, 실수량 확인 절차 등이 포함돼 있고, 기술 보안을 위한 특약도 있다는 것이다. 방산 업체 관계자는 “K9 자주포의 분해, 역설계를 막기 위해 봉인 조치와 정비는 한국 기술진만 하도록 계약돼 있다”며 “분해 시도가 확인되면 K9 관련 어떤 AS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베트남도 계약 조건을 어기면 앞으로 방산 협력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방공 무기 체계 도입, 조선 관련 협력 확대를 원하는 베트남이 계약을 준수할 것이란 취지다.

K9 자주포를 수입한 다른 국가들도 북한과 외교 관계가 있기 때문에 베트남만 다르게 볼 일은 아니란 의견도 있다. K9을 도입한 10국 중 에스토니아만 한국 단독 수교국이고, 튀르키예·이집트·폴란드 등은 북한과도 수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