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러시아 견제에 핵심적 역할을 할 다영역임무군(MDTF) 사령부를 일본에 창설할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중·러는 미국보다 먼저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고, 중국은 현재 300개 이상의 군사 위성을 운용하며 우주 발사 극초음속 무기도 개발하고 있다. MDTF는 중·러가 이런 각종 첨단 기술을 이용해 미국의 군사력 전개를 저지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 육군이 2017년부터 배치하고 있는 신개념 부대다. 육해공과 우주·사이버·전자전 등 다영역에서 적의 동향을 탐지해 상황을 파악하고, 동시다발적이고 전방위적인 타격을 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은 MDTF 사령부 중 하나를 일본에 두고, 한국에는 MDTF를 구성하는 대대 중 하나인 다영역효과대대(MDEB) 중 하나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에 배치될 MDEB는 일본에 설치될 사령부의 ‘눈과 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군 소식통은 “미국은 2001년부터 일본을 인·태 지역의 전력 투사 근거지로 활용하고, 주한 미군은 역내 유사시 제한된 전력의 해외 투사를 하는 방안을 고려해 왔는데 이것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양진경

다영역효과대대는 정찰 위성, 우주 센서, 무인기, 초지평선 레이더 등 다양한 경로로 적의 동향을 탐지하고 이를 군사 정보, 신호 정보와 통합해 전구(戰區) 상황을 판단한다. 이를 이용해 전파 방해·간섭, 사이버 공격, 심리전 등의 비물리적 공격도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적을 물리적으로 공격하거나 적의 공격을 막아낼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여단급인 MDTF 1개 부대 내에는 장거리 정밀 타격 미사일 대대, 포병 대대, 방공 대대 등이 함께 편성된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다영역임무군 보고서’에 따르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예하 태평양 육군은 인·태 지역에서 일본과 하와이에 각각 사령부를 신설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미군은 MDTF 부대를 총 5개 만들고 이 가운데 3개 부대를 인·태 지역에서 운용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2027년 창설 예정인 4번째 MDTF 부대가 일본 사령부 지휘를 받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MDTF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미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중·러는 장거리 미사일과 전자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군이 전지에 도착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면서 점령을 ‘기정사실화’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미군은 각지에 MDTF를 배치해 뒀다가, 유사시 수송기로 전지에 신속히 투입해 이런 상황을 막으려 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8일 인터뷰에서 “한반도의 변화하는 위협 대응에 필요한 임무를 수행할 새로운 능력을 고민하고 있다”며 “특히 다영역효과대대 배치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 사령부를 두겠다는 것과 비교하면 작은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주한 미군의 역할은 줄이고, 주일 미군의 역할은 늘려 나가는 연장 선상에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