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올해는 광복 80주년인 동시에 한일 수교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23일로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과거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관계에 방점을 뒀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중국의 기술 발전으로 어려워진 국제 환경에서 일본과의 추가적 경제 협력을 모색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굴곡진 역사를 공유한 일본과의 관계 정립은 늘 어려운 과제였다면서 “우리 곁에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고 말했다.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서 ‘과거사’란 단어가 언급된 것은 3년 만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22년 경축사에서만 ‘과거사’란 단어를 사용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한일 인적 교류 확대와 경제 협력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60년 전 한일 국교 정상화 당시 양국 국민 간 왕래는 1만여 명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연간 1200만 인적 교류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했다. 또 “양국이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해 협력할 때 초격차 인공지능 시대의 도전도 능히 함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첨단 기술 분야의 협력도 시사했다. 과거사와 경제 협력 등을 분리해 접근하는 투 트랙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한일 수교 60주년 행사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도 과거사에 대한 언급 없이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를 강조했다.

23일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경제 협력과 인적 교류 등이 중점 논의될 전망이다. 두 정상은 지난 6월 캐나다 7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나 ‘셔틀 외교’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경축사에서도 이 대통령은 “셔틀 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 지향적 상생 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일 간에는 언제든 갈등의 불이 붙을 수 있는 현안이 많다. 작년 11월엔 사도광산 추도식 참석 문제를 놓고 양국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날 일본의 일부 정치인이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대금을 봉납하고 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3년 만에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언급한 데 대해 “(반성을 언급한) 자체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