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내신 기자단 대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조현 외교부 장관이 14일 미·북 대화와 관련해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뭔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취임 후 첫 내신 기자 간담회를 연 조 장관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백악관 참모들에게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데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고, 미국 측은 상당히 호의적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조 장관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한다면 ‘핵보유국이란 사실을 받아들이라’는 식으로 나올 것”이라며 “현재까지 미국은 ‘북한이 핵을 보유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밀당(밀고 당기기)’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북 대화가) 완벽한 비핵화를 전제로 할 수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군축 협상으로 진행될 수도 없을 것”이라며 “어디선가 접점을 찾아서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조 장관은 25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원자력, 조선, AI(인공지능), 퀀텀, 바이오 등을 망라”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며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나 동맹 현대화 문제 등을 실무에서 아주 긴밀히 협의·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루비오 장관은 한국 광복절을 축하하는 언론 성명을 통해 “필수 불가결한 동맹으로서, 우리는 번영을 확대하고 가장 시급한 글로벌 안보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안보·통상 현안을 아우르는 결과 문서를 채택하기 위해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지난달 타결한 관세 협상 결과를 어느 정도까지 담느냐는 문제가 있고, 방위비나 주한 미군 등 안보 분야 사안을 얼마나 일관성 있는 문서로 만들어 내느냐도 당장 하고 있는 일”이라고 했다.

지난달 취임 후 일본과 미국을 연달아 방문한 조 장관은 “미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우리와 여러모로 입지가 유사한 일본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조 장관이 일본을 먼저 간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침이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23일 한일 정상회담이 먼저 열리는 데 대해 “이번에 대통령이 일본부터 가면서 미국에서 가지고 있던, 또는 잘못 입력된 우리 정부에 대한 편견이 일거에 사라지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대중 외교에 대해 조 장관은 “중국과는 근본적 차이도 있고, 그런 차이를 극복하고 일정 부분 협력하고 관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필요하면 상호 방문하는 방향으로 실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서해에서 눈에 거슬리는 일이 나오고 있다”며 중국의 서해 구조물 설치가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