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대미·대일 특사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이 13일 밝혔다. 이 대통령이 23~26일 일본과 미국을 연달아 방문해 한일·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일정을 확정한 만큼, 특사단 파견이 불필요해졌다는 것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방미와 방일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그간 검토 및 협의해 온 대미, 대일 특사단 파견은 자연스레 추진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간 대미 특사단 구성을 둘러싸고 여러 잡음이 있었던 데다 최종적으로 파견이 무산되면서, 특사단 파견이 실질적 외교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특사단도 아직 파견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역대 정부가 출범 초 4강 중심으로 주변국에 먼저 특사단을 파견한 것과도 대비된다.

이재명 정부는 7월 중순부터 유럽연합(EU), 프랑스, 영국, 인도, 캐나다, 말레이시아, 폴란드, 베트남, 호주, 독일, 인도네시아 등에 특사단을 파견했다. 역대 정부가 집권 초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위주로 특사단을 보낸 것과 달리 유럽과 동남아 각국으로 범위를 넓혀 두루 외교를 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과거 정부보다 훨씬 많은 국가에 특사를 보낸 데다, 해당 국가와의 접점이나 전문성보다 대선 캠프 직책 위주로 특사 인선이 이뤄지면서 ‘대선 논공행상을 위한 외유’란 비판도 나왔다.

정작 가장 중요한 외교 상대인 미국에 보낼 특사단은 구성이나 일정 협의에서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당초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대미 특사단장으로 내정했다가,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교체했다. 미국과 관세 협상이 진행하는 상황에서 기업인 출신인 박 전 회장이 적임자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대선 캠프에 참여하지 않았던 김 전 위원장의 특사단장 내정에 대한 여권 내부의 반발 때문이라는 말도 나왔다.

대중 특사단도 내정자나 일정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에 특사단을 파견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중 특사단을 보내는 데 대한 부담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측이 대중 특사단 파견 일정을 확정해 주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한·베트남 정상회담 직전 특사단이 파견되기도 했다. 베트남 특사단은 지난달 28일부터 3일간 베트남을 방문해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을 예방했고, 이후 또 럼 서기장은 지난 10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국빈 방한해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