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6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군용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뉴스1

미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대해서도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5% 수준으로 지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미국 국방비는 GDP 대비 3.4% 수준인데 동맹에는 이를 상회하는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미 ‘직접 국방비 3.5%, 간접 안보 비용 1.5%’ 등 GDP 대비 5%를 지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나토는 2035년까지 10년간 국방비를 증액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나토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치누크 헬기가 이륙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GDP 대비 5%는 약 132조원이다. 나토의 ‘직접 국방비 3.5%, 간접 안보 비용 1.5%’를 적용하면, 직접 국방비는 92조원, 간접 안보 비용은 40조원까지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직접 국방비에 해당하는 한국 국방 예산은 올해 61조2469억원(GDP 대비 2.32%)이다. 여기에는 방위비 분담금(SMA)도 포함돼 있다. 국방부는 이를 3.5%까지 맞추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국방부가 작년 말에 마련한 ‘2025∼2029년 국방 중기 계획’에 따르면, 우리 국방 예산은 매년 7~8%씩 올라 2029년 84조7000억원에 도달한다. 2조원 수준인 해경 예산을 국방 예산에 포함시켜 산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나토는 연구·개발(R&D), 인프라 등에 투입되는 예산을 ‘간접 안보 비용 1.5%’에 포함시켜 미국의 5% 요구를 맞췄다. 우리 정부도 현재 국방 예산으로 잡히지 않는 R&D, 조선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와 인공지능(AI) 관련 예산 등을 간접 안보 비용으로 산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래픽=이진영

군사 전문가들은 한국이 어떤 내용으로 ‘직접 국방비 3.5%’ 수준에 도달할지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무기 체계 추가 구매가 예상된다. 현재 20대로 예정된 F-35 스텔스 전투기 추가 도입 규모를 늘리고, 조기경보통제기, 특수작전용 대형 기동 헬기, 공중급유기 등을 사들인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SM-3 등 함대공 미사일과 전투기용 공대공 미사일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전시작전권 전환 조건에 포함되는 한국군 작전 능력 향상과 병행될 수도 있다. 전시작전권 전환 시 한국군이 연합 작전을 주도하기 위해 소요될 초기 예산은 35조원으로 추산된다. 임철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지난달 국회 토론회에서 “감시 정찰 위성 도입에 14조5500억원, 공중 정찰을 위한 피스아이 및 글로벌호크 도입에 7조9000억원, 방공 체계 보강을 위해 5조6800억원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직접 국방비에 국방부 예산, 방위비 분담금, 전략자산 전개 비용, 연합훈련 비용 등을 포괄하고, 간접 국방비에 국방 원천기술 연구 개발비 및 군 공항 건설 비용 등을 포함시켜 협상에 나서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