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3사관학교 생도들이 개교 이래 처음으로 지난 20~26일 도시지역작전훈련(시가지전투훈련)을 실시했다. 육군사관학교 생도만 받았던 시가지전투훈련을 3사 생도가 받은 것은 1968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현 정부 들어 경호처 주요 보직을 3사가 맡는 등 전통적인 육사 우대가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 훈련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육군3사관학교 생도들이 지난 25일 경기 파주 도시지역훈련장에서 시가지전투훈련을 받고 있다. /육군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3사 4학년(61기) 생도 310여명은 최근 경기 파주 9사단 도시지역훈련장에서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실전적 도시지역 소부대작전 수행 훈련을 받았다. 육사 생도들은 2019년부터 강원 인제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에서 시가지 및 산악지형 전투 훈련을 받아왔다. 3사 생도는 이와 달리 시가지 전투 훈련을 받지 못하고 임관해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시가지전투 훈련을 받게 됐다고 한다. 3사는 경북 영천에 있는데 4시간30분 가량 떨어진 경기 파주까지 와서 ‘원정’ 훈련을 받은 것이다.

3사 측은 “최근 전쟁 양상을 보면 도시지역 전투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사관생도들의 근접전투 기술 숙달과 드론 운용 및 제병협동작전 체험을 위해 도시지역작전 훈련을 실시하게 됐다”며 “도시지역작전 훈련이 3사 생도 교육에 반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훈련이 이뤄진 9사단 교장은 국내 최대 규모 시가지전투 훈련장으로 꼽힌다. 경기도 일산 신도시 특정 구역을 옮겨온 형태다. 다양한 높이의 건물에 프랜차이즈 식당, 학원 등 상가가 구현돼 있었고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과 변전소 등 사회기반시설, 장례식장과 관공서 등 다중밀집시설이 실제 크기와 유사하게 조성돼 있었다. 한미연합연습 ‘을지자유의방패(UFS)’ 훈련에서 한미가 가상의 북한군을 상대로 훈련하는 교장이다. 이곳에서 3사 생도들이 체감온도 37도를 웃도는 날씨를 견디며 훈련을 진행한 것이다. 일부 생도는 땀으로 전투복 상의가 흠뻑 젖기도 할 정도였다고 한다.

육군3사관학교 생도들이 지난 25일 경기 파주 도시지역훈련장에서 시가지전투훈련을 받고 있다. 가운데 생도는 소형 정찰 무인기를 조종하고 있다./육군

25일 이뤄진 전투모형훈련에서는 3사 생도가 직접 소형 정찰 드론을 운용하며 적 위치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코브라 헬기 및 포병부대가 화력지원을 한 뒤 건물 내·외부의 적(대항군)을 소탕하는 훈련이 진행됐다. 3사 측은 “공포탄·연막탄·마일즈 장비를 활용해 실전적 훈련을 진행했다”며 “현대전장에서 요구되는 소부대 지휘 역량을 숙달할 수 있었다”고 했다.

훈련에 참여한 박규림 생도는 “산악 훈련보다는 도시 지역 훈련이 현대전에서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전과 유사한 상황에서 연습했던 것을 수행해보는 기회였다”며 “밀폐된 건물 내부 작전에서 산악 지형보다 더 큰 압박감이 느껴졌는데 훈련을 통해 이를 극복할 원동력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