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희망전역한 육·해·공군과 해병대 군간부가 총 2869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5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전역 예정인 초급 간부와 장병을 대상으로 한 ‘2025 국군장병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대통령경호처 부스를 찾아 채용 상담을 받고 있다. /대통령경호처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아 28일 공개한 ‘최근 5년 매해 전반기 군간부 희망전역 현황자료’에 따르면 정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역을 신청한 간부는 2021년 전반기 1351명에서 올해 2869명으로 5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2869명 희망전역은 창군 이래 역대 최대치라고 한다.

희망전역 인원 중 약 86%에 달하는 2460명은 부사관과 위관장교였다. 야전부대에서 실질적으로 병력을 지휘하고, 부대운영을 담당하는 초급간부의 군 이탈이 심각한 것이다.

휴직 군간부 숫자도 역대 최대치였다. 2021년 전반기 1846명이던 휴직 간부는 올해 상반기 3884명에 달했다. 휴직 간부 대체 인력이 부족해 부대 내 남은 간부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군간부 이탈 현상 가속은 비상계엄으로 인한 군 위상 문제와 함께 낮은 처우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병사들의 복무여건은 개선된 반면 군간부들은 소방이나 경찰 등 유사 직군에 비해서도 처우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나마 군당국과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말 2025년도 본예산과 올해 1·2차 추경 논의 단계에서 당직근무비와 이사화물비, 훈련급식비 등 간부 처우개선 관련 예산증액안을 마련했지만 모두 반영되지 못했다.

유 의원은 “초급간부와 중견간부 계층은 일선 야전부대에서 병사들을 직접 지휘하고 부대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핵심인력”이라며 “이들의 군 이탈 가속화 현상은 우리 안보의 중추인 군 조직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비상계엄 사태나 대선 국면 등을 거치며 군간부들의 처우 개선 문제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제 새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이 취임한 만큼 군 간부들의 복무를 독려할 수 있는 경제적 유인책을 포함한 다양한 대책 마련에 대해 군 당국이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