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오늘을 기점으로 군은 비상계엄의 도구로 소모된 과거와 단절하고 오직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데만 전념하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날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취임사하는 안규백 신임 국방장관

안 장관은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 장관 취임식에서 “그동안의 관성과 관행에서 벗어나 문민통제의 원칙에 따를 것이며 지난 상처를 딛고, 제복의 명예를 되찾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규백 제51대 국방부 장관은 제2공화국 때인 1961년 1월에 취임했다가 5·16 군사쿠데타 직후 사임한 현석호 제11대 국방부 장관 이후 첫 문민 출신 국방 수장이다.

안 장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첫 번째 과제로 ‘국민의 군대’ 재건을 꼽았다. 안 장관은 지난달 27일 후보자로 지명된 뒤 처음으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계엄에 상처 입은 군심(軍心) 추스르기를 꼽았다. 그는 “12·3 불법 계엄으로 인해 우리 군이 많이 상처 입고 자긍심이 많이 상실돼 있다”며 “이 무형의 가치인 정신력과 자신감을 살려주는 일이 어떤 무기체계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방침은 조만간 단행될 장성 인사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군 고위 장성 인사에서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기존 군 수뇌부는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현재 군 수뇌부는 모두 2023년 하반기 장성 인사 때 임명돼 2년 가까이 자리를 지켰다.

안 장관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안보의 중심축인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글로벌 국방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한미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심화하고 글로벌 유대를 강화해 국방협력의 지평을 넓히겠다”고 했다.

안 장관은 이날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강력한 국방력으로 억제력을 갖추되,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대화의 문을 활짝 열어두겠다”고 했다.

안 장관은 또 군 장병 처우 개선, AI(인공지능) 첨단방위역량 구축, 민관군이 상생하는 방산 생태계 조성 등도 언급했다.

안규백(맨 오른쪽) 신임 국방부 장관이 2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오른쪽 둘째) 주한미군 사령관, 강신철(오른쪽 셋째) 연합사부사령관은 경례를 하고 있다. /국방부

이날 취임식에는 국방부 당국자들과 김명수 합참의장, 육해공군 총장, 강신철 연합사부사령관, 석종건 방사청장 등이 참석했다. 미측에서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참석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양국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억지력을 강화하며 한반도와 그 너머의 평화와 안보를 보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같이 갑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