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9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개한 상호 관세 25% 부과 서한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목표치를 제시한 것으로, 향후 협상에 따라 조정될 여지가 있다”며 “상호 관세는 물론 분야별 관세 낮추기가 한국 협상팀의 전략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30년 넘게 워싱턴 DC의 싱크탱크에서 활동한 그는 이날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한미 통상 협상의 특징은 양국 간 산업 협력 요소가 있다는 점”이라며 “조선, 반도체 분야 등에서 한국이 활용할 카드가 있으니 잘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실현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첫 한미 정상회담을 통상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지는 모르나, 정상회담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확한 회담 시점은 알 수 없지만,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워싱턴 DC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관세 협상이 마무리된 후, 정치적 비준 차원에서 정상이 만나 서명하는 것이 협상 결과에 큰 상징성과 신뢰를 부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이재명 대통령 회담이 조기에 열릴 수도 있지만, 회담 준비와 긴급성 간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해 회담을 서두르기보다는 협상에 주력하며 철저히 준비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인은 대부분 이재명 대통령을 잘 모르기 때문에 첫 정상회담이 중요하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미국에 강하고 좋은 인상을 남길 기회”라고 했다.
한미 통상 협상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방위비 분담금의 9배 인상을 언급한 데 대해선 “이 사안은 다른 통상 쟁점과 별도로 협상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나토, 일본 등 동맹국들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비슷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은 국제 정세와 국가 안보 필요에 따라 국방비 조정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한미 동맹은 트럼프 행정부가 끝난 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동맹 구조는 근본적으로 유지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 가능성과 관련, 직답을 피하며 “10년 전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참석한 모습은 미국에서 어색하고 부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고 했다. 시진핑 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선 모습은 미국 내 여론에 부정적 인상을 남겼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