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인 ‘패트리엇’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3일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미 공군기지로 떨어지는 이란 탄도미사일 14발 중 13발을 패트리엇이 격추했기 때문이다.
이틀 뒤인 지난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패트리엇 시스템을 사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구하기 어렵다(very hard to get)”며 “몇 개를 확보할 수 있는지 보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는 “구하기 어렵고 우리도 필요하다”고 했다.
◇귀해진 패트리엇
패트리엇 시스템은 1포대당 1조6000억원까지 한다. 하지만 현재 패트리엇 포대는 생산에 시간이 걸리고 실전 수요도 폭증해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스라엘·이란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장(戰場)이 늘어나면서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은 한 개에 약 54억원 수준인데 1년에 500개 정도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패트리엇 미사일은 표적 탐색기로 최종 단계에서 적 미사일을 확인해 타격하는데 이를 위한 표적 탐색기 생산 물량도 부족하다고 한다. 카타르에서 이란 탄도미사일을 막아낸 것도 원래 주한 미군과 주일 미군이 운용하던 패트리엇 포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패트리엇 미사일이 공급이 적어 확보하기 어렵고 그나마 남아있는 물건도 이스라엘에 줬다는 취지로 젤렌스키에게 설명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은 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독일에서 지원받은 패트리엇 포대 3개 등 총 7개 포대가 운용 중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는 포대가 최소 10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패트리엇은 1984년 처음 실전 배치됐고 걸프전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요격 고도는 15~40㎞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보다는 낮다. 1개 포대는 통제소, 탐지 레이더, 복수의 발사대(통상 6~8대)로 이뤄진다. 최신형인 PAC-3는 발사대당 미사일 12발을 장착한다. 통상 미사일 2발을 쏴서 적 미사일 1발을 요격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1개 포대는 적 미사일 48개까지 동시 대응이 가능하다.
◇한국군·주한미군 8포대씩 운용
한반도는 한미 연합 방공망에 의해 적 미사일을 요격한다. 국산 천궁-Ⅱ(요격 고도 15~20㎞), 패트리엇(15~40㎞), 사드(40~150㎞)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패트리엇 포대는 한국군이 8포대, 주한 미군이 8포대를 운용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우리 군은 2006년부터 PAC-2를 도입했고 2010년대 후반부터는 PAC-3도 도입했다. 이 패트리엇 포대들은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 배치돼 국가 중요 시설과 군사 시설을 방어하고 있다. 한반도 전체가 아닌 포대가 배치된 인근 지역을 막아낸다.
주한 미군 패트리엇은 8포대가 주로 주한 미군 기지 방어 목적으로 사용된다. 중동 순환 배치를 위해 지난 3월부터 절반 가까이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3~6개월 순환 배치가 끝나면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대두되고, 패트리엇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동으로 간 패트리엇 포대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관측도 있다.
군 소식통은 “한미 연합 연습 등에서는 요격률을 최대 98%까지로 가정한다”면서도 “카타르 기지에 대한 이란의 공격은 ‘약속 대련’이라 모두 막아냈지만 실전 상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이 쏟아질 경우 절반 정도를 막는 것이 한계일 수 있다”고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과 근거리·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 및 드론 등의 섞어 쏘기를 하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방산업계에서는 패트리엇 부족이 우리 방공 시스템 천궁-Ⅱ(M-SAM) 판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업체 관계자는 “천궁 1포대는 3000억~4000억원 수준이라 패트리엇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