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다인 의대생 1363명이 군대에 병사로 입대한 것에 이어 지난 4월까지 의대생 1186명이 현역병으로 입대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통상 의대생은 졸업 후 군의관·공보의로 근무했는데 근무 기간이 절반도 안 되는 현역병을 선택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군에서는 향후 장병을 진료할 군의관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병무청이 국회 국방위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현역병으로 입대한 의대생은 1363명이었다. 1년 전인 2023년 267명의 다섯 배 이상 늘어난 수치였다. 올해는 지난 4월까지 1186명이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의대 등에서는 올해 현역병으로 입대할 의대생이 2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의대생은 통상 졸업 후 전공의 수련을 시작하면 의무사관후보생으로 등록돼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국방의 의무를 다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군의관이나 공보의 대신 현역병을 택하는 의대생은 완만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현역병은 복무 기간(육군 18개월)이 군의관·공보의(37~38개월)의 절반 수준인데, 최근 급격한 병사 봉급 인상으로 급여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생 입장에서는 복무 기간을 줄이는 만큼 향후 기대소득을 늘릴 수 있다. 또 군의관·공보의는 장기간 타 지역에서 근무해야 하는 등의 이유로 선호도가 떨어져 왔다.
1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의정갈등 상황도 현역병 입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적인 의대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이참에 군에 다녀오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뉴 노멀’이 될 경우 유사시 장병을 진료할 군의관 수급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남성 의대생 절대 다수가 현역병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할 경우 1년에 600~700명 가량이 필요한 군의관 모집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병무청 측은 “의무사관후보생 지원자가 줄어들 경우 군의관 등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군의관 등 인력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국방부 등과 긴밀히 협력하여 대응하겠다”고 했다.
강 의원은 “의대생 현역 입대 급증으로 군 병원과 지역 공공의료기관의 의료 인력 부족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는 병역 유인책과 함께 장기적인 인력 충원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