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에서 훈련 중이었던 우리 공군 KF-16 전투기가 훈련 중 파손되는 사고가 11일 발생했다. 비상계엄 이후 군 수뇌부 공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올 들어 발생한 다섯 번째 군용기 사고다.
공군은 11일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 중인 공군 KF-16 전투기 1대가 미 공군 아일슨 기지에서 이륙 활주 중 비상 탈출 상황이 발생했다”며 “비상 탈출한 조종사 2명은 무사하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훈련을 위해 이륙 중이었는데, 랜딩 기어가 활주로에서 떨어진 직후 기체 이상이 발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KF-16은 조종사 2인이 탑승하는 복좌 기종이었는데, 조종사들은 경미한 화상과 열상 외 특별한 부상은 없다고 공군은 밝혔다.
하지만 전투기는 활주로에 기체 전면부가 부딪히고 이후 화재가 발생하면서 일부 파손됐다고 한다. 공군은 미 측과 협의해 자세한 사고 경위와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사고조사팀과 긴급정비팀 10여 명을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을 이용해 현지로 급파하기로 했다. 공군 전투기가 해외 훈련 중에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KF-16은 우리 군이 미국 록히드마틴의 전투기 F-16을 국내에서 라이선스 생산해 1995년부터 도입해온 기체로 우리 공군 주력 기체 중 하나다. KF-16의 추락 사고는 이번까지 열 번째다.
우리 군의 군용기 관련 사고는 최근 매달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공군 KF-16 오폭 사고 및 육군 무인기 ‘헤론’의 착륙 중 헬기 충돌 사고, 지난 4월 공군 KA-1 무장 비정상 투하 사고, 지난달 해군 P-3CK 초계기의 추락 사고 등이다. 해군 초계기 추락 사고 당시 정조종사 박진우 중령 등 4명이 순직했다.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으로는 국방 수장 공백 장기화에 따른 군 리더십 문제부터 장병들의 군 기강 해이 등 여러 차원의 분석이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지휘관 인사가 평시보다 크게 늦어지면서 부대 기강이 해이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