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청진항에서 진수식을 열던 중 넘어진 5000t급 구축함이 나진항 드라이도크에 정박한 모습이 9일 확인됐다.

지난달 21일에 진수식에서 넘어졌던 북한 신형 5000t급 구축함이 지난 8일 북한 나진항 드라이도크에 입항해 있다. /MAXAR

상업위성업체 맥사(MAXAR)는 지난 8일(현지시각) 촬영한 사진에서 최현급 2번함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사고 구축함이 나진항 드라이독에 정박해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나진항은 사고가 발생한 청진항에서 약 70㎞ 떨어진 곳이다. 해당 구축함은 진수식에서 함미는 물속으로 들어갔지만 뱃머리는 육지에 남겨지며 좌측으로 기울어지는 과정에서 손상을 입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구축함에 대해 “나진 배수리 공장 건독에서 세부 복구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군 소식통은 “사진을 봤을 때 외형 상 큰 손상은 보이지 않는다”며 “선내에 해수가 유입돼 기관 및 발전기 등이 손상됐다면 용접을 다시 하는 수준의 큰 작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함정의 수중 음파 탐지기 손상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주된 문제는 선체 내부로 유입된 바닷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합참 관계자는 “러시아와의 연관성보다는 정비 환경의 문제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며 “넘어졌다가 일어섰기 때문에 어디까지 침수가 됐을지, 엔진이나 장착된 무기체계에 피해는 없는지 등에 따라 정비할 양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동력계 등에 침수가 있었을 경우 드라이독에서 재용접 과정을 거쳐 내부에 있는 엔진 등을 꺼내 수리·교체하는 대규모 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

다만 유지한 한국국방연구원(KIDA) 대외협력실장은 “고장난 구축함을 러시아에서 50km 떨어진 나진항으로 옮겼다는 것은 러시아 인력의 기술 지원을 용이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지정학적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구축함의 상태를 진단한 후 라진 배수리 공장에서 세밀한 복구 작업이 7∼10일간 이어질 것이라고 지난 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