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한미관계 미래 전략: 안보와 외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세션에서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부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1일 “윤석열 정부에서 성사된 캠프 데이비드 선언문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벨 전 부장관은 이날 오후 조선일보 주최 2025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서울 신라호텔) 세션 ‘한미관계 미래 전략: 안보와 외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향후 캠프 데이비드 합의 정신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캠벨은 지난 1월까지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에서 ‘아시아 차르(czar·수장)’로 불리며 한반도·중국 등 아시아 관련 사안에서 전권을 행사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캠프 데이비드 선언문은 지난 2023년 미국 대통령 별장(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이 정상회의를 열고 합의한 것으로 군사·외교·경제 분야 등에서 3국 공조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내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한미일·한일 관계 개선 등을 위해 전향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캠프 데이비드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 받는다. 바이든 정부의 가장 큰 외교 업적 중 하나로도 꼽힌다.

하지만 현재는 이에 서명한 3국 정상(윤 전 대통령, 바이든 전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캠벨 전 부장관은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을 둘러싼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 너무나도 최근의 일이고 복잡하다”면서도 “(캠프 데이비드 선언문은) 윤 전 대통령이 엄청난 정치적 부담 속에서도 대담하고 용감한 추진력을 선보여 이뤄졌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고, 역사가 이를 기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이러한 성과를 리처드 닉슨 전 미 대통령의 상황에 비유하기도 했다. 캠벨 전 부장관은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태로) 불명예스럽게 퇴장했다”면서도 “하지만 역사는 그가 (중국을 방문해) 미·중 관계 정상화 물꼬를 튼 성과를 이해하고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한미관계 미래 전략: 안보와 외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세션에서 커트 캠벨(가운데) 전 국무부 부장관, 박태호(맨 오른쪽)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 및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회자로는 짐 클랜시 전 CNN 앵커가 나섰다. /박성원 기자

캠벨 전 부장관은 지금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캠프 데이비드 정신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캠프 데이비드 선언문은 3국 협력을 위한 매우 야심찬 움직임이었다”며 “(정권이 바뀌었지만) 이를 지속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뽑힌 뒤에도 3국의 지도자가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캠프 데이비드도 좋고,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 저택인) 마러라고도 아름다운 장소”라고 했다.

또 캠벨 전 부장관은 미국이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도 주문했다. 그는 “그동안 한일 관계는 양국에게 맡기고, 미국은 개입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일반적이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는 미국이 한일 양국이 공동의 목표를 찾도록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과거를 거울 삼아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로 진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 일본, 한국이 함께 협력할 때 인도·태평양 지역이 더욱 평화롭고 안정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캠벨 전 부장관은 한미 동맹이 때로는 부침을 겪을 수 있지만, 함께 이룩한 놀라운 성과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발전은 한국인들의 역동성과 창의성이 만개한 결과”라면서도 “6·25 전쟁 참전 용사들과 주한 미군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이 한국의 안보와 번영에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감히 한미 동맹은 신성(sacred)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함께 세션에 참석한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은 “최근 한국의 젊은 세대는 (기성 세대와 달리) 일본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한미 관계를 위해서도 건강한 한일 관계는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