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2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지난달 20일 B-1B 전략폭격기 한반도 전개에 이은 두 번째 전략자산 전개다. 한·미 확장억제 공약과 더불어 미국의 대(對) 중국 전략 차원에서 전략자산 전개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칼빈슨함과 순양함 프린스턴함, 이지스 구축함인 스터렛함 등 미 해군 1항모 강습단은 이날 오전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칼빈슨함은 니미츠급 원자력(핵)추진 항공모함으로 길이 333m, 폭 76.4m 규모다. 스텔스 전투기 F-35C, F/A-18 슈퍼호넷 전투기,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S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등 약 80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다.
미 해군 항공모함 방한은 지난해 6월 루스벨트함 이후 약 8개월 만이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한미 당국은 구체적인 훈련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한반도 근해에서 이달 중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한·미·일 해상훈련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칼빈슨함은 지난달 프랑스 항공모함 샤를드골함, 항공모함 개조작업을 마친 일본 자위대 호위함 가가함과 필리핀 인근 해역에서 연합훈련을 했다. 칼빈슨함은 바이든 정부 시기였던 지난해 1월에는 역대 최대 규모로 9척의 배가 투입된 한·미·일 해상연합연습에도 투입됐었다.
해군은 “미국 정부가 재확인한 철통 같은 확장억제 공약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입항을 설명했다. 하지만 군 소식통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를 ‘한미가 함께하는 일체형 확장 억제 시스템’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만 보면 단견(短見)”이라며 “핵항모 입항은 단지 북핵이 아닌 미국의 대(對)중국 전략 하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종전을 서두르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 견제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는데, 전략폭격기 B-1B·핵항모 칼빈슨함 전개는 북한 핵 위협을 포함한 ‘역내 평화’라는 관점에서 봐야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