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북한을 방문한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왼쪽) 러시아 국방부 차관을 만나고 있는 북한 김정은. 우리 당국은 크리보루치코 차관이 지난주 비밀리 방북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 차관이 최근 군사 대표단을 이끌고 비밀리에 방북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양측이 북한의 러시아 추가 파병 문제와 함께 러시아의 핵·미사일 기술 전수 문제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북·러 군사 밀착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정보 소식통은 “러시아군 내에서 방산 업무를 총괄하는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국방차관이 지난 15일 오전 평양을 방문한 뒤 다음 날 오후 러시아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크리보루치코는 작년부터 최근까지 총 네 번에 걸쳐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크리보루치코 차관은 작년 6월 평양에서 열린 러·북 정상회담 한 달 뒤 방북해 김정은을 직접 만났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 등 북 매체들은 김정은이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크리보루치코를 만나는 사진을 공개하고 “(북·러가) 군사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크리보루치코 차관은 이번 방북에서 북한군 러시아 추가 파병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병 반대 급부로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 지원 문제도 조율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러시아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재진입, 정찰위성 관련 기술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지난 6일 한국을 방한해 “모스크바가 (북한 파병 대가로) 북에 첨단 우주 및 위성 기술 공유의 의도가 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북한군에게서 입수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 메시지가 담긴 손 편지. /워싱턴포스트

한편 미 워싱턴포스트(WP)는 김정은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 중인 북한군 병사들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로 보인다며 관련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파병 북한군이 주둔 중인 쿠르스크 지역에서 파란색 펜으로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를 보면 “해외 작전 지역에서 군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우리 군대 장병, 군관, 병사들” “우리 인민과 전군의 장병들의 격려의 마음까지 합쳐 나라의 영웅들이고 우리 조국의 영예의 동무들”이라고 적혀 있다. “동무들! 동무들이 정말 그립소. 모두가 건강하게 무사히 돌아오기를 내가 계속 빌고 또 빌고 있다는 것을 한순간도 잊지 말아 주시오”라는 내용도 있다. 편지 마지막에는 “김정은 12.31″이라고 적혔다. 이 편지가 김정은이 직접 쓴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