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13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한·일 및 한·미·일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두 장관은 이날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 핵·미사일 개발 및 러·북 군사 협력 등에 대한 대처와 양국 간 경제·문화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 정치 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양국 외교 기조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조 장관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며 “(이와야 외무상과) 가까운 친구가 됐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느끼고 있다.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대외 외교정책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일본도) 한·일 관계를 중시한다는 일본 정부의 일관된 입장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와야 외무상도 “일·한은 국제 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응하는 데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양국 관계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양국 외교장관이 공동 회견을 한 것은 14년 만이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두 장관은 작년 양국 간 갈등으로 이어졌던 사도 광산 추도식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사도 광산) 추도식 문제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여러 우려 사항을 분명히 전달했다”며 “과거사로 생기는 진폭을 줄이면서 미래 지향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이와야 외무상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야 외무상은 “일본과 한국 간에는 어려운 문제(과거사)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무엇보다 미래 세대를 위해 한·일 관계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한다는 기존 일본 정부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앞서 이와야 외무상은 방한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일본 외무상이 현충원을 참배한 것은 2018년 4월 고노 다로 이후 약 7년 만이다. 이와야 외무상은 14일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