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것은 4년 5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한·중·일 정상회의 직전인 이날 새벽 위성 발사 계획을 예고한 데 대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모든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며 지역 및 세계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국제사회 경고에도 발사를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가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도 “북한이 발사를 감행한다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에 대해 강력히 그 중지를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북한 정세를 비롯한 국제 정세와 국제경제 질서 강화 등에 관해서도 3국 간의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했다.
리 총리는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가능성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3국 정상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 2층에 마련된 회담장에 함께 입장해 기념 촬영을 했다. 이후 삼각형 모양의 테이블에 앉아 모두발언을 했다.
윤 대통령은 “굳건한 3국 협력의 토대 위에 역내 파트너들과 협력의 외연도 확장해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양자 관계에서 풀기 어려운 문제도 3국 협력을 통해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세 나라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 협력 방안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며 “3국 협력 안정성과 지속성도 다져나가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과제에 대해서는 “올해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나라가 글로벌 복합 위기, 지정학적 갈등 앞에 지혜와 힘을 모아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국제정세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엄중해지고 있다”며 “우리는 지역과 국제사회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형태로 3국 협력을 확대해 국제사회를 분단과 대립이 아닌 협조로 이끌기 위해 서로의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고 했다.
리 총리는 “지난 4년 세계가 많이 달라져서 국제 정세가 변덕스럽고 국제 정치, 경제 구조가 재건됐다. 이것은 3국 협력 발전에 적지 않은 도전과 장애를 가져왔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중한일 3국의 가까운 관계가 변하지는 않고, 위기 대응을 통해서 이루어진 협력의 정신은 변하지 않으며 지역의 평화, 안정을 수호하는 공동의 사명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리 총리는 “중한일 협력의 취지와 초심은 발전 촉진, 통화 협력 강화,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의 수호”라며 “새로운 출발점에서 우리는 초심을 고수하고 더 실질적인 행동이 보여져야 한다”고 했다.
리 총리는 “비배타적, 비차별적인 이런 원칙으로 개방적인 태도와 투명적인 조치로 3국 협력의 전면적인 재개를 추진한다”며 “상호 존중과 신뢰를 견지하여 협력 정책의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우리는 솔직한 대화로 의심과 오해를 풀고, 전략적인 자주의 정신으로 양자 관계를 수호하며, 세계 다극화를 추진하고, 집단화와 진영화를 반대해야 한다”며 “경제 글로벌화와 자유무역을 수호해 경제·무역 문제, 범정치화, 범안보화를 반대해서 무역보호주의와 디커플링을 반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