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군 최강 전력인 스텔스 전투기 F-35A가 세계 최강 스텔스 전투기인 미 F-22 ‘랩터’와 16일 도그파이팅(전투기 간의 근접전)을 벌였다. F-22가 한반도에서 우리 공군 전투기와 모의 공중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 공군은 이날 “양국 5세대(스텔스) 전투기 간 최초로 기본 전투 기동 연합훈련을 실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훈련에는 우리 공군 F-35A 2대와 미 공군의 F-22 2대가 참가했다. 이날 훈련에서는 양국이 공수를 교대해 상대 기체를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에서 치열한 근접 공중전을 펼쳤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근접전 전술을 공유·개발하고 조종사 역량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승패 등 훈련 결과는 군사기밀이라 공개하지 않았다.
F-22 등 스텔스기는 적의 방공망을 뚫고 깊숙이 침투해 정밀 타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북한이 두려워하는 전략 무기다. 방공망이 낙후한 북한은 레이더로 탐지가 어려운 스텔스기를 막아내기 쉽지 않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미국이 중·러를 향해 견제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미가 스텔스 전투기로 근접전 훈련을 한 것은 스텔스 전투기 간의 근접 공중전 상황을 가정했기 때문이라는 추정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스텔스 전투기 J-20과 Su-57를 보유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3일 F-22의 한국 전개를 알리면서 “랩터의 한국 방문은 인도·태평양 지역 지휘 통제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지점에서 전력을 배치할 수 있는 미 태평양 공군의 역량을 보여준다”고 했다.
F-22가 공개적으로 한국에 온 것은 지난해 10월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2023′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한미 연합훈련 참여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2월 서해 상공에서 우리 공군의 F-35A 등 전투기와 함께 편대비행한 후 1년 3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