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플린 미국 태평양육군 사령관은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체계를 전장(戰場)에서 사용하며 시험하고 있다”며 “사용 절차나 기술, 유지보수 등 북한이 다시 가져갈 교훈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제공한 미사일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쓰고 있고, 이를 통해 북 미사일의 실전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얘기다.
플린 사령관은 6일 경기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서 진행된 연합뉴스 등 언론 공동 인터뷰에서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개발과 시험 발사가 우려스럽고, 여러모로 불안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렇기에 한국을 보호하는 한미동맹의 힘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플린 사령관은 한미 연합훈련을 넘어 한·미·일 3국 간 훈련 활성화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측이 5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태평양 지역 지상군 회의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호주, 일본과 함께 패널로 참여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육군과 일본 육상자위대가 하와이 혹은 알래스카에서 함께 훈련하는 기회도 있으면 좋을 것이다. 미국이 세 국가를 하나로 모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한·미·일 정상이 3국 안보협력 강화를 명시한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합의’ 이후 해상과 공중에서 한·미·일 연합훈련을 시행했지만, 한·미·일 지상 연합훈련은 현재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플린 사령관은 또 미군의 중거리 미사일인 SM-6와 토마호크가 곧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은 1987년 소련과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 따라 사거리 500∼5500㎞인 지상 발사형 중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중단했으나,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INF에서 탈퇴했다. 이번 아태지역 중거리 미사일 배치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플린 사령관은 “언제 어디로 배치될지는 지금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했으나, 미사일 시스템을 일단 미국령 괌에 배치해 두고 훈련 등을 위해 한시적으로 일본에 이동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