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근무하던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이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관련 내부자료를 유출하려다가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KF-21 시제 2호기가 조종안정성 비행시험을 수행하고 있다./방위사업청

2일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KF-21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KAI에 파견한 기술자들이 개발 과정 등이 담긴 자료를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담아 유출하려다가 지난달에 적발됐다.

군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기술자가) 회사 밖으로 나갈 때 검색대에서 적발됐다”며 “국정원과 방사청, 방첩사 등에 통보했고, 현재 조사기관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과 방첩사 등으로 구성된 조사팀은 이들이 유출하려고 했던 정보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은 현재 출국이 금지된 상태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이 정확히 어떤 자료를 빼돌리려고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들이 유출하려고 했던 USB에는 상당한 분량의 자료가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기술자가 확보한 KF-21 기술 자료는 전투기의 눈인 AESA 레이더 등 항전장비가 포함됐다는 보도가 일부 매체에서 나오고 있는데 현재 조사 중인 사안으로 전혀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군사기밀이나 방위산업기술보호법에 저촉 자료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1월 KF-21 개발비의 20%인 약 1조7천억원(이후 약 1조6천억원으로 감액)을 2026년 6월까지 부담하는 대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고, 전투기 48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생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 분담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아 약 1조원을 연체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공동개발에 참여하면서 KAI에 기술자 100여명을 파견해왔으나 코로나 유행 등으로 현재 파견된 기술자는 30여명 남짓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