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안정을 위한 모색’ 섹션. 왼쪽부터 존 하워드 호주 25대 총리와 손지애 전 CNN 서울지국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고운호 기자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는 18일 중국, 프랑스 등의 반발에도 미국이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과 관련 기술을 제공하기로 한 데 대해 “호주와 미국이 오랫동안 안보 신뢰 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라면서 “호주는 국내외 환경이 어렵더라도 미국이 참여한 군사 작전에 항상 참여하는 등 친구를 계속 도와 왔다”고 말했다.

하워드 전 총리는 이날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인도·태평양 지역 안정을 위한 모색’ 세션에서 “이번 핵 잠수함 거래 딜(deal)은 단기적 성과물이 아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재임 중이던 2003년 당시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전투 부대를 파병하는 등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찰떡 공조로 ‘아시아의 부시’로 불렸다. 보수당인 자유당 당수, 재무부 장관 등을 역임한 그는 1996~2007년 12년간 총리를 지냈다.

하워드 전 총리는 “중요한 것은 미 핵잠수함 도입과 이를 계기로 호주·미국·영국 안보협의체인 오커스(AUKUS)가 창설될 때 호주 여야가 모두 뜻을 모았다는 것”이라면서 “오커스 논의 초기부터 고위급 지도자들이 지지 의사를 밝혔기에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핵 잠수함 획득 논의’와 관련한 사회자 물음에는 “아직 추진되진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호주·미·영 3국이 오랫동안 친밀 관계를 유지해 오커스가 탄생한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 버지니아급 핵 추진 잠수함 존 워너(SSN 785) 자료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그는 이달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7국(G7) 정상회의를 포함해 당분간 국제사회의 주요 의제는 중국과 우크라이나가 되리라 전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시사점 중 하나는 전쟁이 러시아가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중국도 대만과 관련해 공격할 경우의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점 등을 참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호주에서 한국 기아차 SUV를 타고 다니는데 아주 편안하고 만족한다”면서 “이제 과거의 아시아가 아닌 만큼 오커스, 쿼드(미·일·호주·인도 4국 협의체)처럼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더욱 서로 뭉쳐, 밀월관계를 강화하는 러시아·중국에 맞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