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국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 대사가 29일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준국 주유엔대표부 대사는 29일 “많은 나라가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삭감한 가운데 한국만 20% 이상 대폭 증액해 개도국 뿐만 아니라 선진국들로부터 매우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인권, 법치 등 보편적 가치에 근거해 국제 연대를 강조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겠단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며 “한국은 유엔에서 명실상부한 강대국이 됐다”고 했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ODA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약 4조8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이번 주 내내 열리는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임시 귀국한 황 대사는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올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6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 관련 “글로벌 중추국가(GPS)를 이룩하는데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대표부 내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유엔인권이사회(UNHRC) 이사국 선거에서 낙선해 연임에 실패했다. 고위 당국자는 “지난해 전반부 많은 중점 선거를 치르며 표를 소진한 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포함 역대급 도발을 했지만 이를 제재할 안보리는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의 반대에 부딪혀 관련 논의에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황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시절 유엔의 신뢰가 낮아졌고, 한국 정부가 북한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국제 사회에 북한 문제 관련 양비론이 팽배해있다”며 “북한의 도발이 한미 연합훈련 때문이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도 미국이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는 건 사실 관계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했다. 이어 “세대결 양상이 있기 때문에 여론전에서 밀리면 외교전에서 지는 것”이라며 “잘못된 논리를 정정하고 조목 조목 반박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황 대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재점화 됐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공식 회의를 열어 북한인권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뤘지만, 2018년 이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황 대사는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북한의 처참한 인권 유린을 알리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종주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유엔의 여러 회의에서 북한 핵·미사일과 인권 문제에 대해 적극 제기하고 있는데, 고위 당국자는 “우리가 발언하면 보고도 하고 지침도 받아야 하고 반박문도 만들어야하니 주유엔 북한대표부가 바빠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