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6일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 “한·일 양국은 가치를 공유하며, 일본은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미래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가까운 이웃국가이다”라고 기술됐다. 일본과 관계를 개선하고 안보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의지를 반영해 일본에 대한 표기를 격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 제공

국방백서에서 일본에 대한 표기는 한일관계를 반영해 문구가 변해왔다.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6년 국방백서에서는 일본을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주요한 이웃국가”로 기술했다.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08·2010·2012년과 박근혜 정부 첫 백서가 나온 2014년에는 모두 양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설명만 있었다. 일본이 어떤 성격의 국가라는 내용은 없었다. 2016년 국방백서는 양국이 기본 가치 공유에 더해 “동북아 지역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 국가”라고 표현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백서가 나온 2018년에는 “한일 양국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바뀌었다. 2020년 백서는 “일본은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 국가”로 서술했다. 2018년 동반자에서 2020년 이웃 국가로 바뀐 것은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관계 격하’로 해석됐다.

윤석열 정부 첫 국방백서에서 일본에 대해 ‘가까운’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은 관계 개선 의지로 읽힌다.’한일이 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은 6년 만에 부활했다. 2018·2020년 백서는 가치 공유와 관련한 표현이 아예 없었다. 가치 공유 표현이 처음 빠진 2018년에는 당시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한일 초계기 레이더 갈등 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됐을 때였다.

국방교류협력 관련 부분의 국가별 기술 순서에서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 시기 2018·2020년 백서가 한중 국방교류협력을 제일 먼저 쓰고 이어서 한일 관계를 다뤘다. 이번 백서는 2016년 이후 6년 만에 한일 부분을 가장 앞에 뒀다.

지난해 11월 6일 오전 일본 가나가와현 남부 사가미만 일대에서 열린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제70주년 기념 관함식 해상사열 중 우리 해군 군수지원함 '소양함' 승조원들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탑승한 '이즈모'함을 향해 대함 경례를 하자(사진 왼쪽), 기시다 총리가 오른손을 왼쪽 가슴 위에 올리며 답례하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 유튜브 캡처

한일 안보 현안 중 하나인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서도 기술이 바뀌었다. 2020년 백서가 “협정의 종료 통보의 효력 정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 것과 달리, 이번 백서는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해 그 이후 필요한 정보 교류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또 “한일 국방당국은 정보 분야 협력을 증진해가면서 기타 상호 간의 문제 해결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문장을 추가했다.

또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아시아안보대화에서 있었던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9월 한일 국방차관 회담, 11월 일본 해상자위대 주관 국제관함식 참가 등 한일 국방교류협력 사례를 제시했다. 관계 개선 의지를 행동으로 옮긴 사례를 열거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도 반영됐다. 과거 백서들은 1장 1절에서 세계 안보정세, 1장 2절에서 동북아 안보정세 설명으로 논의를 이어가는 방식이었다. 반면 이번 백서의 1장 2절 제목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정세’다. 주변 주요국 군사력에 대해서도 과거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만 다뤘던 것에 더해 호주와 인도를 처음으로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