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에서 ‘경제·인적 교류’를 언급하며 “우리 정부는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한중은 광범위한 이익 관계가 있다”며 양국 관계를 유지·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양국 정상이 이날 회담에서 한목소리로 ‘상호 협력’을 강조하면서 중국 측의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이후 위축된 양국 교류에 대한 후속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회담 후 “양 정상은 한중 양국의 교류와 협력이 1992년 수교 이래 비약적으로 성장해 왔음을 평가했다”며 향후 양국 관계를 상호 존중과 호혜, 공동이익에 근거해 성숙·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양국 교류와 관련해 “민간 교류, 특히 젊은 세대 간 교류를 확대해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시 주석도 “한중 국민들 간 인적·문화 교류에 개방적 자세를 갖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자”고 했다.
최근 수년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 측의 한한령과 코로나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국내 문화 예술계를 비롯해 관련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이 이날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 기후변화 등 당면 현안 극복을 위한 한중 양국 간 고위급 대화 정례화를 제안했고, 시 주석도 공감을 표하면서 이 같은 양국 협의체에서 관련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양국 간 의사소통을 확대하고 정치적 신뢰를 쌓아 나가자”며 1.5 트랙 대화 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1.5 트랙은 정부와 민간이 같이 참여하는 ‘반관반민’(半官半民) 형식을 뜻한다.
양 정상은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은 2015년 FTA를 체결했고, 2017년부터 서비스·투자 부문 2단계 협상을 시작했다. 다만 시 주석은 FTA 협상 가속화를 포함해 첨단 제조, 빅데이터, 녹색경제 분야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안보와 경제를 묶으려는 시도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미국·한국·일본·대만)에 한국이 참여하는 문제 등에 부정적이라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