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영국·미국·캐나다 3국 순방을 위해 출국했다. 지난 6월 스페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에 이은 취임 후 두 번째 해외 방문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길에는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환송을 나왔다. 윤 대통령이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던 정 위원장에게 “바쁘신데 어떻게 나오셨느냐”고 인사하자 정 위원장은 “건강하게 잘 다녀오십시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환송 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태풍 ‘난마돌’에 대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엄중하게 대처해 달라”며 철저한 대비와 점검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손을 잡고 비행기에 올라 환송 나온 인사들에게 손을 흔들었고, 김 여사는 고개 숙여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회색 넥타이를 맸고, 김 여사는 검은색 투피스 차림이었다. 윤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 도착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시신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홀에서 참배하는 만큼 ‘조문 외교’를 고려한 의상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되는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후 미국 뉴욕으로 이동한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인 20일 185국 정상 중 10번째 순서로 총회장 연단에 올라 기조연설을 하면서 유엔 무대에 데뷔한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이번 순방 일정의 하이라이트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이 향후 국제 현안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또 윤석열정부의 대표적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을 제시하고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가 진행되는 20~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양자회담도 각각 진행한다. 한일 정상회담은 2년 10개월 만으로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이다. 이날 일부 일본 언론은 “한국 정부가 개최한다고 발표한 정상회담은 일본 측이 신중한 자세를 굽히지 않아 실현이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회담 시간과 장소는 조율을 마무리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보도를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4개월 만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후속 조치 등이 논의된다. 윤 대통령은 22일 캐나다로 이동해 23일 트뤼도 총리와 양자회담을 진행하며 5박 7일 일정의 순방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