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는 4일 베트남전 참전 국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제기한 KBS 보도에 유감을 표했다.

보훈처는 입장문에서 KBS ‘시사멘터리 추적’의 지난달 7일 ‘얼굴들, 학살과 기억’ 방송에 대해 “월남전 참전 유공자들의 거센 반발과 함께 대규모 항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월남 민간인 학살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는 편파적 방송을 했다”고 했다. 이어 “보훈처는 월남전 참전 유공자의 지원과 명예 선양을 관장하는 주무 부처로서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공정한 방송을 촉구한다”고 했다.

보훈처는 “KBS가 보도한 관련 내용은 현재 소송 중에 있어 최소한 소송 당사자 간 균형 잡힌 반론권이 보장돼야 하는데, 공영방송인 KBS는 일부 베트남인의 주장에 방송 시간 대부분을 할애하고 월남전 참전 유공자 측 반론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KBS 측에 유공자 측 반론권과 추가 방송 편성 등을 요구했다. 박민식 보훈처장의 부친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유공자다.

월남전 참전자회는 KBS의 방송에 반발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앞에서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단체는 “한국군이 철수하기까지 양민을 학살한 혐의로 군법 회의에 회부돼 처벌받은 사건은 단 1건도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KBS 제작진은 “피해 마을에서 생존한 베트남 주민들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고 올해 안에 1심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라며 1심 선고의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과 참전자회 입장을 담은 후속편을 제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