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한국을 방문한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 이어 취임 후 두번째로 맞는 해외 정상의 공식 방문이다. 두 정상은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양국 경제 안보 협력을 강화해 전기차, 배터리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 전략적 연대를 구축해나가자”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코위 대통령과 약 1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국가 중 우리와 유일하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요소수 수급난 해결 과정에서 인도네시아가 적극적으로 협력해주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경제가 안보고 안보가 경제인 시대에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관계가 매우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협력이 증가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많다”고 했다.

양국은 공급망과 경제 안보 관련 전기차, 배터리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 전략적 연대를 구축하기로 협의했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등 우리 첨단 산업의 중요한 소재가 되는 핵심 광물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또 양국이 가입해 있고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관련 “이 틀 내에서 양국의 공통된 관심사에 대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우려를 공유하며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인도네시아가 의장국이고 올해 11월 발리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국) 정상회의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조코위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양국은 이날 인프라 건설과 물류 항만 협력을 위한 2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세종시 건설 경험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이 새로운 수도의 인프라, 전자 행정,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해 적극 기여할 토대를 마련했다”고 했다. 양국이 공동 개발해 최근 초도 비행에 성공한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보라매) 사업에 대해선 “마지막까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계속 협력해나가자”고 했다. 약 8000억원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측 미납금에 대해서는 “양측 실무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날 만찬에는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만찬에 앞서 인도네시아 영부인인 이리아나 여사와 티타임을 갖고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방한은 이번이 세 번째고, 지난 2019년 11월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이후 3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