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전략 자산이자 핵미사일을 탑재하는 B-52H 장거리 폭격기가 16일 일본 상공에서 포착됐다.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도 일본 동쪽 해상을 비행하며 북한을 정찰·감시했다. 지난 3일 괌에 전격 배치된 전략폭격기 B-1B 편대는 열흘 넘게 대기 중이다.
이 같은 미 전략 자산의 동시다발 전개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합의 사항인 ‘확장 억제 실행력 강화’를 뒷받침하는 조치들이다. 미국이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북한에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됐다.
민간 항공기 추척 사이트 ‘Golf9(골프나인)’과 ‘CANUK78′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B-52H 장거리 폭격기가 일본 혼슈 상공을 비행하는 항적이 포착됐다. B-52H는 핵탄두를 장착하는 AGM-129 순항미사일(12발)과 AGM-86A 순항미사일(20발) 등을 탑재하며 공대함 미사일, 재래식 폭탄 등 무기 총 32t을 적재할 수 있다. 앞서 B-52H는 지난달 25일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당시에도 일본 상공에서 무력시위성 비행을 했다.
이날 미 공군 RC-135S ‘코브라볼’ 정찰기도 일본 홋카이도 남동쪽 해상을 비행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동향을 감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브라볼은 원거리에서도 탄도미사일 비행을 관측할 수 있는 정밀 레이더와 전자광학 장비 등을 갖추고 있어, 발사 징후를 미리 포착하고 미사일 궤적을 추적할 수 있다.
B-52H, B-2와 함께 전략폭격기 삼총사로 불리는 B-1B 편대는 열흘 넘게 괌에서 대기 중이다. 괌 기지 일대를 촬영한 15일 자 인공위성 사진에 B-1B 폭격기 4대가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미 앨즈워스 공군기지 소속인 B-1B 편대는 지난 3일 괌 기지에 전진 배치됐다.
이런 가운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5일(현지 시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외에 4번 갱도에서도 공사 자재가 발견되는 등 새로운 건설 활동이 관측된다”고 분석했다. 우리 군 당국은 이를 두고 지난해 강우로 유실된 갱도 주변 도로를 복구하는 동향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4번 갱도 복구를 위한 준비일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