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각) 다음 달 24일 미·일·호주·인도 4국 안보협력체 쿼드(Quad)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일본 방문을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찾을 가능성이 큰 만큼, 한·미 간에 내달 말 윤석열 정부의 첫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조율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외교 소식통은 12일 “바이든 대통령이 도쿄보다 서울을 먼저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5월 하순 회담이 성사되면 한국 대통령 취임 후 최단 기간 내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화상으로 진행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모디 총리를) 5월 24일쯤 일본에서 만나길 바란다”고 했다. 백악관도 회담이 끝난 뒤 보도자료를 내고 “두 정상이 늦은 봄에 일본에서 쿼드 정상회의를 위해 대면 회담을 하기를 기대했다”고 했다. AP통신은 “두 정상이 도쿄에서 5월 24일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쿼드 정상들은 지난 3월 화상 회담에서 올해 봄에 일본에서 대면 회담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정확한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다. 쿼드 회원국인 호주의 총선 일정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지난 10일 기자회견서 다음 달 21일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고 밝힌 만큼 일정 확정이 더 수월해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 정부도 미국과 함께 쿼드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바이든 대통령의 5월 방한을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방문을 전후로 한국을 찾아 5월 10일 취임하는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한·미·일 3국 공조 체제 강화, 대중 견제 강화 전략 등을 논의하겠다는 구상이다.

인수위와 외교 당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도쿄보다 서울을 먼저 방문하는 방안을 놓고 미 측과 사전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정부 출범 후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이 방일 직후보단 직전에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미 측의 상황에 달린 문제지만 되도록 선(先)방한이 이뤄지도록 관련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은 5월 10일 개최된다. 방일 전이든 후든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성사되면 바이든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후 한국을 찾는 첫 외국 정상이 될 전망이다. 새 정부 출범 10여 일 만의 한미 정상회담은 역대 정부를 통틀어 가장 이른 시기에 열리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51일 만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71일 만에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첫 회담을 했다.

앞서 윤 당선인이 미국에 파견한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의 박진 단장은 지난 7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조기 한미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에 대해선 한미 양국이 공통으로 생각하는 부분”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를 방문하는 계기가 있으면 한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대단히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이야기했고, 미국 측에서도 같은 시각에서 생각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시기와 구체적 내용은 외교 채널을 통해 앞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1월 취임 후 문재인 대통령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했지만, 한국 방문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