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9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문제와 관련, “직전 (올림픽) 주최국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평창, 동경 그리고 북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이고 상당히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직전 올림픽(2018 평창동계올림픽) 주최국인 한국이 차기 대회를 보이콧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언급은 한국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 보이콧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미 결론을 냈다는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최 차관은 미국, 영국, 호주 등이 선수단만 보내고 정부 관료는 참석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잇따라 선언하는 데 대해 “선수들이 참 외로울 것 같다”고도 했다.
다만 최 차관은 “저희는 어떤 결정도 하고 있지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전날 “우리 정부는 현재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우리 정부의 참석과 관련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했다. 이처럼 모호한 태도는 올림픽 개막일 직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최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2일부터 3박4일간 호주를 국빈 방문하는 것을 두고 ‘(미국의 중국 견제용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에 동조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 “우리는 그런 (중국 견제) 의도는 전혀 없다”며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하면 중국 견제고, 미국을 방문하면 중국 견제냐. 우리의 필요에 따라 주요 파트너와 언제든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